아침을 가볍게 먹고 우리가 향한 곳은 산타루치아 전망대였다.
사실은 아침에 띡히 할 것이 없어서 뭘할까 하다가 포르투갈 리스본하면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노란전차를 타고 시내 한바퀴를 돌면 도심 구경하기 좋다길래 노란전차를 타고 다니다가 시내를 무료로 전망하기 좋은 산타루치아 전망대에 가고자 한 것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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리스본의 상징처럼 여겨지는, 대표 사진을 보면 어딘가에는 꼭 존재하는 노란전차는 도심의 주요 포인트를 돌기 때문에 종점에서 종점까지 가보는 매력도 있다고 하더라. 사실 아침에는 성당이나 박물관, 미술관 등 이른 시간부터 오픈하는 곳을 둘러보고는 하였는데 리스본에서는 딱히 아침에 갈만한 곳이 없어 유유자적 떠돌아다니기로 한 것이기도 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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전차 1회권은 전차역에 있던 기기에서 샀던 것 같다.
(벌써 기억이 가물가물..) 2명이었기에 5.8유로를 내고 탑승권을 끊고 우리를 태워줄 예쁜 전차를 기다려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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전차에 탑승하여 어디로 가는지도 정확히 모른채 구글맵을 켜고 이동 경로를 구경하며 여유를 즐겼다.
전차 특유의 움직이는 소리를 들으며 앉아있으니 잠이 쏟아지는 기분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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전차를 타고 돌아다니다가 예뻐보이는 이름모를 건물도 한번 핸드폰에 담아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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우리를 태운 전차가 드디어 종착역에 다다랐다.
이제는 또 다시 전차를 타고 시내를 전망할 수 있다는 산타루치아 전망대로 향하기로 하였기에 방향을 확인하고 또 다시 전차에 몸을 싣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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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번에도 역시나 1회권으로. 일일권도 있고 다양한 승차권이 있다고 알고 있었지만 이 날 우리는 전차를 많이 탈 계획은 없었기에 그냥 매번 1회권을 끊어서 이동하게 되었다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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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번에도 역시나 전차 뒤에 앉아 전차가 움직이는 것을 느끼며 몸을 맡겼다.
우리나라에도 아직까지 전차가 남아있다면 어떤 느낌이었을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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전차가 전망대 꼭대기까지는 향하지 않았기에 중간에 내려 리스본 대성당도 들러보며 여유롭게(?) 전망대로 향하기로 하였다.
리스본 대성당은 생각하는 것만큼 규모가 크지는 않았다.
워낙 유럽의 성당들이 도시의 대성당이라고 하면 상당히 크고 화려하였기에 그 모습을 상상했기 때문일까, 이 성당이 진짜 대성당이 맞는 것인가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유럽 다른 소도시의 동네 성당같은 느낌이었다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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화려하기보다는 딱 있어야하는 것만 있는 정도의 느낌이었다.
오랜 역사를 품고 있다는 리스본 대성당은 정갈하고 고요했다.
관광객보다는 기도를 드리러 찾은 현지 사람이 더 많은듯 하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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소란스럽게 하기도 민망하고 두리번대며 구경하기에도 적합하지 않아보여 우리는 가볍게 한바퀴를 둘러보고는 다시 전망대를 향하기로 하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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전망대는 리스본 대성당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.
맑은 날이었다면 더 멋진 광경을 전망할 수 있었겠지만 살짝 흐린 날씨는 갈색빛의 지붕들과 어우러져 상당히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하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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유럽의 서쪽 끝 나라, 포르투갈의 리스본은 생각했던 것보다 작고 아기자기한 느낌이었다.
바다와 어우러진 경관은 언제 어디서 어떤 도시를 보아도 아름답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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산타루치아 전망대는 특이하게 전망대 곳곳이 파란색 무늬가 있는 타일로 꾸며져 있었는데 뭔가 이 타일때문에 목욕탕 같은 느낌도 나면서 색다른 이미지를 연출하더라. 쨍한 파란색에 쨍한 날씨였다면 더욱 좋았을텐데라는 아쉬움이 어쩔 수 없듯 스물스물 올라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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전반적으로 온화한 날씨덕인지 열대 기후에서 자랐을 것 같은 키가 큰 나무도 도심 한가운데애 우뚝하니 자리잡고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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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때의 여행에는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가지고 다녔기에 기념삼아 리스본의 갈색빛 지붕을 배경으로 폴라로이드도 남겨보았다.
배경이 날아가버려 은은히 도시가 사라지고 있는 것 같지만 그래도 기념이니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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특징적인 건물이 있다거나 하지는 않았기에 전망을 구경하는 시간은 오래 소요되지 않았다.
이리둘러보고 저리둘러봐도 갈색빛 지붕뿐이니 오래 감상하기에는 우리에게 리스본에서의 시간이 여유롭지도 않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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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볍게 먹은 아침탓에 슬슬 배가 고파지기 시작하였기에 우리는 노란 전차길을 따라 다시 도심속으로 내려가 점심을 해결하기로 하였다.
여행은 역시 먹는 재미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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포르투갈의 최대 도시라던 리스본은 가장 큰 도시라기보다 소도시에 가까운 풍경이 어색하기만 하였다.
늘 가던 대도시의 느낌일 줄 알았는데 좁은 골목과 작은 전차는 소도시에서 만끽하던 여유와 안정감을 안겨주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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별것 없는 골목이어도 이렇게 노란 전차가 다가오면 분위기 있는 유럽의 풍경이 된다.
괜히 돌아다니며 전차를 만다면 그 지나가는 모습이 좋아 꽤나 많이 사진에 담았던 기억이다.